2011년 매섭게 추웠던 12월의 어느날 이른 아침 이 였습니다.
겨울철새를 찍으려고 삼각대를 세우는 순간
갈대숲속에
반짝거리는 눈동자가이 내 눈에 뜨었다.
그것은 바로 삵의 매서운 눈동자엿다.
앞에서 갈매기가 왔다 갔다 하는데 이 녀석은 거기에 정신이 팔려
정신일도 하사불성 이라고나 할까..
나는 카메라를 세팅하고 삼각대에 카메라를 얹었다.
온몸엔 대관령에서 불어오는 세찬 눈바람에
온몸은 부들 부들...
나는 저 녀석이 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
갈매기를 노리고 있음이 분명했다.
나는 기어코 그 놀라운 순간을 포착해서
절대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리라.
무려 2시간을 넘게 기다려도
숲속에도 미동도 하지않는다.
갈매가 사정권내에 들어 오면 저 녀석이 틀림없이 덮칠 거라는 믿음이
나를 견디게 했다.
나는 한눈을 팔지 않고
눈에는 진물이 고여
카메라 뷰파인더에 서리가 끼여 앞이 불분명하다.
갈매기는 그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
삵의 애를 태운다.
이렇게 해서
수십번을 아슬 아슬한 장면이 되풀이 된다.
나는 기어코
저 녀석이 갈매기가 사정권 안에 나타나면
그 순간을
삵과 함께
카메라를 다다다다다다~쏠 것이다.
이윽고
갈매기가 사정권내에 들어 오는 것 같다.
헛 발사를 몇번...
나의 온 몸은 굳어 버렸다.
셔터를 눌러야 할 검지손가락이 감각이 둔해짐을 느낀다.
이번엔
마지막 순간이다.
온몸은 딱딱하게 굳어진다.
순간 저 녀석의 눈빛이 달라짐을 느겼다.
순간
나도 모르게
정말로 나도 모르게
기관총을 정신없이 발사
드디어 삵이
처음 부터 마지막 순간 하나 하나에 이르기 까지
한점도 빠트리지 않고
100%다 담아 냈다.
며칠이 지나
어느 협회 사진작가라는 분이 나를 찾아 왔다..
삵 사진중 크라이막스 순간 사진 한컷만 자기에게 빌려 주면
분명코 300만원 최고 상금을 타 줄 수 있다고 말했다.
그러나 나는 상금300만원 이란 말에
목욕감을 느겼다.
왜냐구요..
300억이라면 모르되 300만원은 ( 300억은 강한 부정을 뜻)
나를 웃기는 기분이였다.
내 생각은 내가 찍은 이 순간을 돈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자부심이 였다.
다음날
서울 xxx신문사 사진부장 김xx분 이 나를 찾아 오셨다.
처음에 나는 그 분이 누군지 몰랐다.
그분의 명함을 건네 받았다.
나는 그 명함을 상세히 훑어 보았다.
1시간 넘게 이야기를 하면서
내 마음은 그 분께로 열렸다.
책을 만들고 자연 생태를 교육목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거였다.
나는 즉석에서 쾌히 승락했다.
다음날
모든 과정을 raw원본 으로 모두 보내드렸다.
댓가는 물론 아무것도 없다.
그 후 그 분의 저서인 방대한 조류사진 책을 몇권 받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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